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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다른 사람을 도와줄 때의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는 자원봉사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대개 `힘들거나 위험하거나 더러운 일'인 이른바 '3D' 업종에 종사하고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지 못해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시안 프렌드십'(Asian Friendship)이란 이름의 단체 소속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런 선입견을 깨고 국내는 물론 아시아 다른 나라의 어려운 이웃 돕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12일 서울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에 따르면 이 센터를 이용하는 외국인 노동자 10여 명이 모임을 결성한 것은 2005년 8월.
이주 노동을 계기로 한국에서 만난 인연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친목 모임을 만들었다.
이들은 매월 첫째, 셋째 일요일 센터에 모여 타향살이의 고락을 나누는 한편 자기 나라의 문화를 타 국가 이주 노동자들에게 소개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결성 초기부터 음식 바자회를 개최해 아시아 여러 국가의 불우 이웃을 돕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모임인 만큼 8개 나라 출신 노동자들이 바자회 때 자국의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판다. 지난해 바자회땐 수익금 120여만 원을 지진 피해를 본 아이티 난민을 위한 성금으로 보냈다. 올해는 9월께 바자회를 열 계획이다.
이 모임을 거쳐 본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이웃 돕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아시안 프렌드십이 지난 2008년 방글라데시 치타공의 초등학교에 PC를 기증할 때 이 모임 출신의 세풀(45)씨 역할이 컸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세풀씨는 재작년 방글라데시로 귀국한 뒤 치타공의 어린 학생들이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을 보곤 이 모임에 지원을 요청해 PC 기증이 이뤄진 것.
2005년 인도네시아 지진 피해를 본 이재민을 도울 때에도 이 모임 출신인 토토(44)씨가 지진 피해 현황을 조사해 지원 대상을 선정해주는 일을 했다. 토토씨 본인도 그간 한국에서 번 돈으로 지은 새집이 당시 지진으로 무너지는 손해를 입었음에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시안 프렌드십은 아울러 작년부터 겨울철에 국내 독거노인 등 빈곤층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는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틈틈이 자국 출신의 동료 외국인 노동자의 통역 봉사를 하고, 초ㆍ중등학교 등에서 하는 다문화캠프에 다문화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아시안 프렌드십 모하메드 회장(31)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일은 기분이 편하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우리가 지금은 많이 못하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