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사회적기업 ′민들레마을′, 다문화여성에 ′희망 ′

 여수/나영석 기자 ysn@kyunghyang.com

 

27일 낮 전남 여수시 공화동의 한 작은 빵·커피 판매점.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빵을 굽고 이를 손님들에게 판매하느라 일손을 바쁘게 놀리고 있었다. 여수 사회적기업인 (주)민들레마을(대표 김숙자)이 운영하는 ‘나눔카페&베이커리’의 활기찬 모습이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연신 밀가루로 반죽한 뒤 고소한 빵을 오븐에서 금방 구워 내 진열대에 올려 놓고 일부는 밀려드는 손님들을 상대로 상냥하게 빵을 내놓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바로 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커피숍에도 다문화 가정 여성들이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민들레마을이 운영하는 여수 공화동 ‘나눔카페&베이커리’에는 모두 7명의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베이커리에는 베트남 여성 2명과 캄보디아 1명, 중국인 1명 등 4명이 일하고, 커피점에는 베트남 여성 3명이 일하고 있다.

빵을 굽고 판매하는 베트남 출신 응우엠티후안(31·여수시 덕충동)은 “빵 만드는 일을 배우면서 하루하루가 즐겁고 보람스럽다”며 “열심히 기술을 익혀 작은 빵집을 열고 싶은게 소원”이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 빵집과 커피숍이 문을 연 것은 지난 15일이다.

이곳의 빵은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우리밀을 함께 사용하여 고소한 맛을 더하고 있다.

판매가격도 일반 시중보다 10~20% 가량 저렴하다. 아직 홍보 부족으로 손님이 많지는 않지만 입소문을 타고 차츰 늘고 있는 추세이다.

베이커리 운영을 맡고 있는 김유선씨(45·여)는 “사회적기업의 설립 목적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일자리를 갖고 싶어하는 다문화 여성은 많지만 언어와 문화가 달라 쉽지않고, 일자리를 얻는다 해도 허드렛일이 대분이라”며 “이곳에서는 판매 뿐 아니라 전문기술까지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대기업들도 다문화 가정에 대한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일자리를 선뜻 내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수 민들레마을에서 일하는 다문화 여성들은 대부분 주부들이기 때문에 가사를 위해 하루 6시간(오후 3시 퇴근)만 일하고, 월 평균 50만~60만원 가량을 받기로 했다. 또 이곳에서 창출되는 수익금은 지역내 이주여성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여수 민들레마을은 여수YWCA 산하 비영리법인인 ‘돌봄 지원센터’가 지난 2008년 민들레마을㈜로 전환,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으며 돌봄 서비스와 제조업(음식사업부)으로 사업을 분리해 운영해 왔다.

민들레마을은 수익금으로 관내 중ㆍ고등학교 학생 60여명에게 방학을 제외하고 매주 금요일 아침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나눔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여수YWCA 성혜란 부장은 “이주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원하고 있지만 그동안 열악한 근무조건과 단순 노동에 그쳤었다”면서 “이들에게 일자리와 전문 기술을 가르침으로써 안정적인 생활이 되도록 돕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