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지원정책 전면 감사…`베트남 신부 피살` 후속대책

 

감사원은 오는 10월부터 `다문화가정 지원대책`에 대한 감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감사는 최근 국제 결혼으로 국내 거주 결혼이민자가 급증하면서 베트남 신부 살해 사건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현재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적응ㆍ정착을 지원하는 정부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결혼 등을 통한 다문화가정의 형성부터 정착까지 애로사항을 다각도로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문화가정 지원대책`에 대한 감사를 최대한 빨리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감사는 △다문화가족 지원정책 추진체계(지원 관련 총괄ㆍ조정 기능, 다문화가족 지원 서비스 전달체계 등) △결혼이민자 정착 지원ㆍ자립역량 강화사업(결혼이민자 한국어교육ㆍ의사소통 지원, 결혼이민자 직업교육ㆍ취업지원사업 등)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이해 제고방안(다문화 이해증진을 위한 사회교육ㆍ학교교육 사업 등) 등에 집중될 것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실질 감사에 앞서 다음달 중으로 홈페이지(www.bai.go.kr)에 다문화가정과 관련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코너를 신설할 계획이다.

또 여성가족부, 법무부, 외교통상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부처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유관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감사연구원과 협의해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특히 이번 감사는 김황식 감사원장이 직접 감사를 담당할 사회문화감사국 제1과의 최영진 과장에게 A4 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감사 방향을 지시하면서 담당과가 이번 감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편지를 통해 "7월 1일 필리핀 대통령궁에서 새로 취임한 베니그노 시메온 코후앙코 아키노 3세 신임 대통령을 예방해 대화를 나누면서 한국과 필리핀 간 좋은 관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저는 대화 말미에 아키노 대통령에게 필리핀 노동자 등 한국에 살고 있는 필리핀 사람이 3만명 이상 되는데 그들이 한국에서 잘 정착해 지낼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각별히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최근 이주 여성에 대한 비인격적 처우 등 부끄러운 사건이 적지 않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한국은 동남아 여러 나라로부터 원망을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들의 안정적인 적응을 지원하는 정부대책을 살펴보고 그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원장은 이어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이 냉혹한 파수꾼이 아니라 따뜻한 돌보미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감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홍종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