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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태생 반대 더 심해..이민자는 찬성 많아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호주인 가운데 72%는 이른바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은 케빈 러드 전 총리가 야심차게 추진한 것으로, 호주의 인구를 가급적 많이 늘려 국가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후임 줄리아 길러드 총리가 "인구는 호주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증가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표류하고 있다.

호주 모나쉬대가 지난해말 전국 성인남녀 3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회문제 태도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자 가운데 72%는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4일 전했다.

특히 설문에 응답한 퀸즐랜드주 주민 가운데 86%가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호주에서 태어난 호주인의 경우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76%로 평균치보다 4% 포인트 웃돌았다.

또 영국 등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국가 출신 이민자의 경우 60%가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했다.

반면 비(非)영어권 출신 이민자들 가운데 53%는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교육 수준별로는 대졸자 가운데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이 56%로 나타난 반면 전문학교(TAFE) 졸업 학력자들은 74%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돼 학력이 낮을수록 인구증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빅 오스트레일리아 정책에 대해 호주인들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길러드 총리의 빅 스트레일리아 정책 수정 입장이 탄력을 받게 됐다.

길러드 총리는 "호주 인구 증가는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과 병행해 다뤄져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지속가능한 인구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러드 전 총리는 오는 2050년 호주 인구가 현재보다 1천400만명 늘어난 3천600만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민정책 등을 손질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