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가 ‘문화의 세기’ ‘문화의 시대’라고 일컬어질 만큼 문화는 우리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더 나아가 한 국가 또는 지역사회의 문화 수준은 경쟁력의 핵심적 요소이자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기본적인 원리가 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은 문화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 오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문화영역이 있는데 바로 ‘다문화’이다.

　우리 사회에 주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다문화 담론의 시원은 1990년대 초반에 농촌후계자들의 결혼난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국제결혼이다. 그런데 다문화에 주어진 사회적 관심이 비교적 짧은 시기에 형성되어서인지 우리가 다문화를 인식하는 관점은 획일적이고 단편적이다. 다문화를 ‘문화적 격차’나 ‘적응’의 차원으로만 바라볼 뿐 ‘개발 가능한 자원적 가치’나 ‘문화산업화’ 차원으로의 인식은 미진하다.

다문화는 개발 가능한 우리 사회의 자원이며 문화영역의 다양성을 확장하고 국제적인 세계사회에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게 하는 미래성장동력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러한 일례를 세계적인 문화축제인 캐나다의 카라반 축제, 내외국의 여행자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애용하는 주말장터인 호주의 다문화 록스마켓, 한국에서 결혼해 온 여성이민자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시작한 김치교실을 지방정부의 특화사업으로 발전시킨 일본 야마가타현 고려관의 사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다문화를 미래 성장동력원으로 발전시키고 문화산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은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열려 있다. 다문화적인 주제를 농업이나 비즈니스 소재들과 융합해서 2·3차 문화산업화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인 일자리나 창업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의하면 여성결혼이민자들의 44%가 친정국가에서 씨앗을 가져와 한국에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 농업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장터나 체험교실을 곁들인 농장으로 조성하여 관광상품화도 가능하게 한다. 이외에도 여성결혼이민자들의 정착이야기, 그들이 만드는 수공예품과 요리, 놀이문화도 개발가능하고 자원화할 수 있는 다문화 콘텐츠이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 이외에도 다문화 산업화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실현하려는 의지, 준비하는 자세, 그리고 실천력이 필요하다. 옛것을 고집하며 거기에 안주하려는 곳에는 어떠한 발전도 있을 수 없다.

2050년이 되면 우리 인구 중 13.9% 혹은 35%가 다문화 인구일 것으로 예측되는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임무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만 한다. 필자는 금번에 이와 관련된 모델 유형과 사업화 방안을 개발하였고, 향후 현장컨설팅 지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양순미 농촌진흥청 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