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결혼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고국에 있는 가족과 화상으로 통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행정안전부가 특별교부금 사업으로 전국 정보화마을 360여 곳에 ‘다문화가정 화상상봉 시스템’을 만든 건데, 광주에선 서구 1곳을 비롯해 북구 2곳, 광산구에 1곳이 설치됐다.

　정보화마을이 없는 남구와 동구엔 화상상봉 시스템이 설치되지 못했다.

　22일 보도자료를 낸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지난주 상무1동 우미아트빌 정보화마을에 대형TV·웹카메라·스피커폰 등 전용장비가 설치돼 화상상봉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 시스템은 이 달 시범운영을 거쳐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는 게 서구청의 설명이다. 시스템이 가동되면 이주여성은 가까운 정보화 마을을 방문해 고국의 가족과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화상상봉은 한 쪽에서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어서 문제다. 쌍방향 통신이기 때문에 상대방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

　이에 대해 서구 정보홍보실 관계자는 “행안부가 필리핀·베트남 등에 한국과 같은 시스템의 화상상봉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구청의 설명대로라면, 현재 화상상봉이 가능한 건 베트남·필리핀 출신뿐이라는 얘기다. 이외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에게 화상 상봉은 ‘그림의 떡’이라는 것.

　필리핀·베트남 출신이라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이들 국가에 설치된 화상상봉센터는 한 곳 뿐이어서 실제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가족이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하여 일부에선 “네이트온·메신저 등을 이용하면 화상통화가 더 쉬운데다, 통화 일자·시간을 맞추기 위해 상대방과 유선 연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다문화가정에게 이 같은 시스템이 얼마나 유익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화상상봉서비스는 우선 필리핀어·베트남어·영어로 안내되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시간약속이 된 상태에서 정보화마을 화상상봉서비스에 접속하면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