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생활상담은 감소, 이혼상담은 증가!-

국제 결혼을 한 이주여성들이 이혼문제로 상담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작년 1년 동안 접수된 상담이 총 6만8794건(중복 상담 포함)으로 전년보다 12.0% 늘었으며 주요 상담 이유별로 보면 부부갈등이 9350건으로 30.1% 늘었으며 가족 갈등도 3389건으로 32.1%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가정폭력은 5744건으로 22.9% 증가했고 이혼 법률상담도 9069건으로 1년 전보다 17.2%나 늘어 실제 지난해 국제결혼 가정의 이혼건수는 1만1245건으로, 전체 이혼건수의 9.6% 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상담은 일상생활에서 부닥친 어려움 때문에 도움을 요청한 생활 상담으로 1만1593건에 달했지만 이는 작년보다 18.0% 감소하는 등 줄어드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판을 통한 이혼 건수는 약 2만 9000여건으로 집계됐고 이 중 다문화 가정의 재판이혼은 6500여건으로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했다. 한국에서 다문화가정이 차지하는 비율 1.7%의 10배가 넘는다. 다문화가정의 재판이혼 건수도 증가하는 추세로 2004년 900여 건에서 2010년 6500건으로 불과 6년 만에 620% 급증했다. 재판을 통해 상대방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면 국내체류 허가를 받기 쉽다는 것도 재판이혼이 증가하는 이유다.

이주여성 측에서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상담이 늘어난 이유는 한국 입국을 목적으로 ‘일단 하고 보자’ 식으로 결혼한 뒤 남편과 가족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상업적인 중매 등 구조적인 문제가 많은 다문화가정의 혼인 파탄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문화, 언어, 나이 차이로 인한 부부 갈등과 우리나라에 아직도 남아있는 동남아 여성에 대한 하대(下對) 의식이 이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교육수준과 인권 의식이 높아진 이주여성들이 남편과 시댁의 부당한 대우에 대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반발한 것도 이혼율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혼문제, 부부갈등, 해결책은?

이주여성긴급지원 경북구미센터에 따르면 2011년 상담 현황은 3.914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34% 증가했고 도움을 요청한 의뢰인은 이주여성들이 가장 많은 2.362건으로 60.3%, 관련기관이 686건으로 17.5%, 남편이 575건으로 14.6%를 나타냈다. 아내의 가출, 경제적인 문제로 고충을 호소하는 남편들의 상담이 572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5.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어 국제결혼의 피해자가 이주여성들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가출과 이혼요구로 고통을 당하는 남편들도 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적별 상담현황을 살펴보면 베트남이 가장 많은 1.920건 49.1%로 전체 상담의 절반을 차지했고 다음으로 중국 596건 15.2%, 일본 491건 12.4%, 몽골 596건 6.4%. 러시아 245건 6.3% 순으로 나타났다. 상담유형별 현황으로는 체류문제 상담이 665건 14.2%, 이혼문제 652건 13.9%, 부부갈등 589건 12.6%, 생활상담 513건 10.9%, 가정폭력 342건 7.3%, 가족갈등 244건 5.2% 순이다.

결혼이민자의 상당수는 언어소통의 문제, 문화적 충돌, 사회적 편견과 차별, 자녀교육 등의 문제로 어려움은 겪고 있으며 특히 국제결혼중개업소를 통한 인권침해적인 결혼과정, 가부장적 가족생활 등으로 인한 가정파탄의 증가 등으로 다문화가정의 가족문제 해소와 사회통합 프로그램의 지원 강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법인 윈 이인철 이혼전문변호사는 “복잡해지는 다문화 가정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위기상황에서 자국어로 상담 받을 수 있는 위기상담 콜 센터나 부부갈등, 가족갈등 치유 전문프로그램의 개발 등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다문화정책과 사업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박두원 기획취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