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인 126만명,한 해에 성사되는 결혼 10건 중 1건꼴로 이뤄지는 국제결혼. 2011년에 바라본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다. 이주 근로자나 결혼이민자, 외국인 유학생 등 다양한 형태의 이민이 급증하고 전국의 각 시도에는 외국인들이 집단촌을 형성하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미 수많은 이민자가 거주하는
다문화 사회로 옮겨가고 있으며, 도시와 농촌에는 다문화 가족이 새로운 가족 유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사회로의 진전이 짧은 시간에 이뤄지다 보니 또 다른 형태의 사회적 문제를 잉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다문화 사회의 실태 = 행정
안전부의
통계를 보면 외국 국적 보유자, 귀화자와 그 자녀 등을 포함해 지난 2010년 1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는 총 113만9000여명이나 된다. 전체 인구의 2.3%에 달하는 수치다. 법무부 출입국이 지난해말 추정한 수치로는 126만명을 넘는다. 2010년 기준으로 시도 지역 중에서 외국인 수가 가장 많은 곳은 33만7821명으로 집계된 경기도다. 이어 서울이 33만6221명으로 두 번째를 기록했고, 경남(6만6800명),
인천(6만3575명), 충남(4만8874명), 경북(4만6658명) 등의 순이다.
시·군·구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 영등포구가 4만4281명으로 가장 많다.
안산시(4만3190명)가 두 번째로 많고, 서울 구로구(3만3700명),
수원시(3만1552명)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외국인 거주인구가 많은 곳의 공통점 중 하나는 공단이 몰려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타운도 다문화 사회의 새로운 풍속도가 됐다.
서울지역에만 가리봉동, 대림동, 신길동, 봉천동 등 20여곳에 외국인 타운이 만들어졌다.
◆ 다문화 사회의 출발은 국제결혼 = 우리나라 혼인 건수 중 외국인과의 혼인은 지난 2004년 이후 줄곧 10% 넘게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과 외국인과의 혼인 건수는 3만4235건으로, 2009년에 비해 935건(2.8%)이 증가했다. 총 혼인 건수 중 외국인과의 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를 기록, 2004년부터 7년 연속 10%를 넘었다.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은 2004년부터 2만5000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2만6274건으로 2009년보다 1132건 늘었다. 특히 농촌지역은 비중이 더욱 높다. 지난해 읍·면 지역 거주자 혼인 중 12.8%가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결혼이었다. 지역별로도 농촌 지역이 많은 전남(14.3%),
전북(11.1%), 제주(11.0%), 충남(10.1%) 등에서 비중이 높았다. 외국 여성의 국적은 중국과
베트남이 962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1906건), 캄보디아(1205건) 순이었다.
외국 여성과의 결혼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충남은 2010년 잠정 출산율이 1.48명으로 2006년에 비해 0.36명이나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출산율 증가(0.1명)보다 훨씬 높다. 외국 여성과의 결혼 비중이 높은 제주(0.34명), 경남(0.30명), 충북(0.29명) 등도 출산율 증가폭이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외국인과의 결혼이 늘면서 이혼 또한 크게 늘었다. 외국인과의 이혼은 2008년 총 이혼건수 중 9%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1만1245건으로 9.6%를 차지했다.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의 이혼은 2004년(1567건) 처음으로 1000건을 넘은 후 꾸준히 늘어 2009년에는 8300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904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2050년이 되면 한국사회의 35%가 다문화 인구로 구성될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 새로운 사회문제의 대두 =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여성결혼 이민자와 2세대 자녀들의 부적응 문제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여성결혼 이민자 문제 등이 부각되면서 정부와 사회
단체들이 각종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많은 다문화
가정이 이러한 제도적 지원 혜택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이러한 지원
시스템과 운영 프로그램의 내용 및 운영방식에서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지원사업 실시 지역이 대도시에 편중돼 있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상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
